증권사 앱을 열면 가장 먼저 보이는 숫자가 있습니다. 계좌 수익률입니다. 매일 확인하고, 그 숫자로 오늘 투자가 잘되고 있는지 판단합니다.
그런데 그 숫자는 당신이 실제로 번 돈과 다릅니다. 조금 다른 게 아니라, 부호가 바뀔 만큼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투자 1년차 계좌 하나를 예시로 만들어 끝까지 계산해 봅니다. 앱에 뜨는 수익률과 실제로 손에 남은 돈이 어디서, 왜 벌어지는지 하나씩 벗겨보겠습니다.
같은 계좌에서 나온 세 개의 숫자
먼저 결론부터 봅니다. 아래는 같은 계좌, 같은 1년을 세 가지 방식으로 계산한 결과입니다.
| 무엇 | 값 | 정체 |
|---|---|---|
| 체감 | +11.6% | 보유 종목 수익률의 단순 평균 — 목록을 스크롤할 때 눈이 만드는 숫자 |
| 앱 표시 | +1.5% | 앱이 실제로 계산해 보여주는 계좌 수익률 |
| 진짜 | −3.0% | 1년간 넣은 돈 대비 지금 계좌에 남은 돈 |
느낌으로는 두 자릿수 수익인데, 실제로는 손실이었습니다. 이 15%p 가까운 간격이 어디서 생기는지가 이 글의 주제입니다.
예시 계좌 — 1년간 1,000만 원, 매매 10건
설명을 위해 설계한 가상 계좌입니다. 실제 시세가 아니며 종목은 A~G로만 표기합니다.
| 종목 | 매입 | 평가 | 손익 | 수익률 | 비중 |
|---|---|---|---|---|---|
| A | 100만 | 130만 | +30만 | +30.0% | 12.5% |
| B | 80만 | 96만 | +16만 | +20.0% | 10.0% |
| C | 120만 | 138만 | +18만 | +15.0% | 15.0% |
| D (미국 ETF) | 100만 | 108만 | +8만 | +8.0% | 12.5% |
| E | 400만 | 340만 | −60만 | −15.0% | 50.0% |
| 합계 | 800만 | 812만 | +12만 | +1.5% | 100% |
다섯 종목 중 넷이 플러스입니다. 마이너스는 하나뿐입니다. 그런데 계좌 수익률은 +1.5%밖에 되지 않습니다.
1. 수익률(%)과 금액은 다르게 움직인다 — 비중
종목별 수익률만 훑으면 +30, +20, +15, +8, −15입니다. 다섯 개를 그냥 평균 내면 +11.6%가 나옵니다. 사람 눈이 목록을 볼 때 만드는 숫자가 이것입니다.
하지만 계좌는 금액으로 움직입니다. 수익률 옆의 금액을 보면 답이 나옵니다.
- 이긴 종목 네 개의 이익 합계: +72만 원 (30 + 16 + 18 + 8)
- 진 종목 하나의 손실: −60만 원
- 남는 것: +12만 원
넷이 이겼는데 남는 건 12만 원뿐입니다. 마이너스가 난 그 종목 하나에 400만 원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넷을 다 합친 것과 같은 금액입니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왜 하필 손실이 난 종목에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 있을까요?
대개는 떨어질 때마다 더 샀기 때문입니다. 처음 200만 원을 넣고, 하락하자 200만 원을 더 넣습니다. 평단가는 내려가지만 동시에 그 종목의 비중이 계좌의 절반이 됩니다. 평단을 낮추려고 넣은 돈이 비중을 키워놓은 것입니다.
즉 계좌를 종목 단위로 보면 “넷이 이겼다”가 보이고, 계좌 단위로 보면 “한 종목이 절반”이 보입니다. 같은 계좌인데 다른 그림입니다.
2. 앱은 ‘지금 들고 있는 것’만 보여준다 — 판 종목
여기까지가 +1.5%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도 아직 전부가 아닙니다.
앱의 보유 목록에 있는 것은 지금 들고 있는 종목뿐입니다. 1년 동안 사고팔았던 종목은 그 목록에 없습니다. 이 계좌 주인은 두 종목을 팔았습니다.
| 종목 | 매입 | 매도 | 손익 |
|---|---|---|---|
| G | 100만 | 118만 | +18만 원 |
| F | 150만 | 90만 | −60만 원 |
| 합계 | −42만 원 |
기억에 남아 있는 건 대개 +18만 원 쪽입니다. 기분 좋게 확정한 매도라서 선명합니다. 반면 −60만 원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팔고 나서 화면에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화면에 없는 손실이 화면에 있는 이익보다 큽니다. 그리고 이 −42만 원은 앱의 계좌 수익률 어디에도 반영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이 패턴 자체 — 이익은 18만 원에서 빨리 확정하고 손실은 60만 원이 될 때까지 들고 있는 것 — 은 행동재무학에서 오래 관찰된 현상입니다. 이 글의 범위를 넘으므로 여기서는 “계좌에 진 종목만 남게 되는 구조”라는 사실만 짚어둡니다.
3. 거래할 때마다 조금씩 떼인 돈
살 때 수수료, 팔 때 수수료, 그리고 세금이 있습니다. 한 번에 몇백 원, 몇천 원이라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 계좌는 1년 동안 1,200만 원 넘게 사고팔았습니다(매수 1,050만 + 매도 208만). 그렇게 빠져나간 돈이 9만 원입니다.
요율은 증권사·상품·시점에 따라 다릅니다. 위 금액은 이 예시 계좌 기준입니다.
4. 반대로, 화면에 안 잡히는 플러스 — 배당
배당은 계좌에 현금으로 들어오지만 수익률에는 잘 붙지 않습니다. 이 계좌는 1년 동안 세금을 떼고 9만 원을 받았습니다.
공교롭게도 수수료로 나간 돈과 같은 크기입니다. 둘이 서로 지웁니다. 다만 이건 우연이고, 매매가 잦아질수록 비용이 배당을 넘어섭니다.
5. 미국주식이라면 숫자가 한 번 더 꺾인다 — 환율
이 계좌의 미국 ETF(D)는 달러로 12% 올랐습니다. 그런데 원화로 계산하면 8%입니다.
그 사이 원화가 강해지면서 4% 가까이 깎였기 때문입니다. 원화 수익률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계산됩니다.
1.12 (달러 주가) × 0.964 (환율) = 1.08 → 원화 +8%
달러로 번 돈과 내 통장에 들어올 돈은 다릅니다. 미국주식 앱에서 달러 기준 수익률만 보고 있다면, 실제 원화 성적표는 그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다 모으면 −30만 원
이제 항목을 전부 합칩니다.
| 항목 | 금액 |
|---|---|
| 지금 들고 있는 종목의 평가이익 | +12만 원 |
| 팔아버린 종목의 손익 | −42만 원 |
| 받은 배당 (세후) | +9만 원 |
| 수수료·세금 | −9만 원 |
| 합계 | −30만 원 |
다른 방식으로 검산해도 같습니다. 1년간 넣은 돈은 1,000만 원, 지금 계좌에 있는 것은 보유 평가금액 812만 원 + 남은 현금 158만 원 = 970만 원입니다. 차이는 −30만 원, 넣은 돈 대비 −3.0%입니다.
느낌은 +12%였고, 앱은 +1.5%라고 말하고 있었고, 진짜는 −3.0%였습니다.
앱이 거짓말을 한 걸까
아닙니다. 앱은 물어본 것에만 답했을 뿐입니다.
앱은 종목 단위로 보여줍니다. 어느 종목이 몇 퍼센트 올랐는지. 그런데 내 돈은 계좌 단위로 움직입니다. 어디에 얼마가 들어가 있는지, 이미 나간 돈은 얼마인지.
이 차이를 알고 보면 같은 화면이 다르게 읽힙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수익률(%)보다 금액을 먼저 본다. 종목별 수익률의 평균은 계좌 수익률이 아닙니다.
- 비중을 확인한다. 한 종목이 계좌의 절반이면, 나머지 전부가 이겨도 그 하나에 끌려갑니다.
- 판 종목의 손익을 따로 본다. 실현손익은 대부분의 앱에서 별도 화면에 있습니다.
- 배당·수수료·세금·환율을 빼먹지 않는다. 각각은 작아도 1년치를 모으면 부호를 바꿉니다.
- 기준은 “1년간 넣은 돈 대비 지금 계좌 총액”이다. 이게 가장 거짓말을 안 하는 숫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증권사 앱마다 수익률 계산이 다른가요?
표시 방식이 조금씩 다릅니다. 보유 종목의 평가손익만 보여주는 곳도 있고, 실현손익을 별도 탭으로 제공하는 곳도 있습니다. 배당 반영 여부, 미국주식의 환율 적용 시점도 앱마다 차이가 납니다. 중요한 건 어느 앱이 맞느냐가 아니라, 내가 보고 있는 숫자가 무엇을 포함하고 무엇을 빼고 있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그럼 제 실제 수익률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지금 계좌 총액 − 넣은 돈) ÷ 넣은 돈입니다. 계좌 총액에는 보유 종목 평가금액과 남은 현금을 모두 포함합니다. 입출금이 여러 번이었다면 정확한 계산은 더 복잡해지지만, 대략의 방향을 보는 데는 이 방식으로 충분합니다.
평단가를 낮추면 회복이 쉬워지지 않나요?
평단가는 내려가지만 투입 금액이 늘어나므로 손실 금액은 커집니다. 그리고 위에서 본 것처럼 계좌 내 비중도 함께 커집니다.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안 달라지는지는 별도 글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영상으로 보기
이 글의 내용을 계좌 화면·막대그래프와 함께 5분으로 정리한 영상입니다.
시즌2 「주식 1년차, 내 계좌 사용법」은 매주 금요일 저녁 6시 30분에 한 편씩 공개됩니다. 종목을 고르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계좌를 읽는 이야기입니다.
- EP.1 앱에 뜬 수익률의 정체 (이 글)
- EP.2 “내가 사면 떨어진다”는 그 느낌 — 기분 탓일까
- EP.3 물타기로 평단은 낮췄는데 손실은 왜 그대로일까
- EP.4 오른 건 팔고 내린 건 들고 있게 되는 이유
본 콘텐츠는 투자 교육 목적이며 특정 종목·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위 계좌는 설명을 위해 설계한 가상 사례이며 실제 시세가 아닙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